착각과 초심
많은 이들이 자기 착각 속에 삽니다. 때론 그 일로 공동체가 큰 손해를 입고 방향을 잃기도 합니다. 오늘은 적당한 분을 찾지 못해 최선은 아니지만 ‘태봉’을 세운 군주였다가 폭정과 독선으로 비참하게 최후를 마친 “궁예”를 모시고 몇 말씀 나눌까 합니다.
어서 오시죠. 조금 겁이 나네요.
반갑습니다, 마음 놓으세요. 21세기도 20년이 지나갑니다.
자신이 포학하고 독선적이었다는 것 아시나요?
시작부터 왜 이러세요. 마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천년도 넘은 일이네요.
요즘도 “궁예질”이라는 말이 쓰인대요, 소회가 어떠신지요?
날 기억해 준다는 건 고맙지만 뜻이 좋지 않아 민망해요. 정확한 근거 없이 멋대로 추측하고 판단한다는 뜻이라고 하더군요.
요즘도 멋대로 판단해 혹세무민으로 피해를 주는 이들이 있어요.
현대식으로 말하면 ‘나쁜 바이러스’지요. 고치기 어려워요.
너무 단정적으로 말씀하는 것 아닌가요, 근거가 있나요?
이런 게 ‘궁예질’인가요? 그런 이들은 이미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잖아요. 나 이도 있고 개인적 경험이 꽤 있게 마련이지요. 나름 시각이 형성돼 있어 많 은 것들을 같은 식으로 보게 되지요.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그렇게 되기 쉬울까요?
아무에게도 통제받지 않는 이들이지요. 고언을 해도 대부분 무시하죠. 실제 적인 힘이 있거나 어떤 이들에게 장기간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이지요.
그분들이 실제로 유능한가요?
그건 확실해요. 친화력과 설득력 그리고 추진력이 대단하지요. 그런 게 없으 면 영향력이 크지 않아요.
어떤 분들이 그런 위험에 빠지기 쉬울까요?
조심스러워요, 다 가능성이 있지만 정치인과 종교인 또 비공식적 조직을 이끄는 이들이 위험성이 많아요. 잘못된 판단의 결과가 쉽게 드러나지 않고 카리스마나 합리화로 위장도 잘 돼요.
어떻게 이런 이들을 분별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인 건 상식선에서 판단하는 거지요. 그런데 그게 믿음, 특단의 조치, 역발상 이런 말들로 가려져요. 그분들이 기본상식을 탄탄하게 갖추어야지요.
우리 사회가 그런 분들에게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분들 의견을 추종하지 말아야지요. 그들을 인정하지 않아 힘을 차단해야 합니다. 독불장군은 힘을 쓸 수 없지요.
그 분들이 착각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나요?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종교인 같으면 신과 직접 소통한다고 할까요, 자기가 대단한 존재라는 착각이지요.
본인은 그렇다 해도 추종자들은 왜 판단을 못해요?
반복으로 세뇌가 되고, 반대하는 이들이 점차 떠나서 강한 신뢰를 보이는 이 들만 측근으로 남지요. 친화력과 설득으로 아성이 점점 견고해지고, 그의 말 은 점점 강한 힘을 갖지요.
광신적 종교집단을 설명하는 것 같아요?
원리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잘못된 이들도 처음부터 큰 문제가 있었던 것 은 아니지요.
궁예님도 미륵관심법이 있었잖아요? 그거 진짠가요?
이제 와서 쑥스럽게 왜 그 얘길 꺼내나! 난처하게….
미안합니다, 그냥 난처한 걸로 하지요. 특별히 종교 지도자 중 그러한 분들이 있다면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게 ‘초심’입니다. 종교인이라면 섬김과 희생을 늘 기억 해야 합니다. 그것을 떠나면 언제 위험해지고 타락할지 모릅니다.
그러고 보니 궁예님도 종교인 생활을 꽤 하셨네요?
회한이 남아요, 끝까지 그 길을 갔어야 했어요. 야욕을 이기지 못했지요. 모 든 이들이 착각하지 않아, 자기를 제대로 알고 초심을 지키면 좋겠습니다.
오늘 여러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태봉을 세웠던 궁예님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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