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꿰뚫다 조금은 뚱뚱한 듯, 시원한 모시옷을 입고 긴 담뱃대를 물고 있는 조금은 완 고해 보이는 노인을 만납니다. 안녕하세요? 자신을 좀 소개해 주시죠. 새삼스레 소개는 무슨, 나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소? 나 놀부요, 놀부. 아, 흥부 형님 놀부신가요? 그 심술 많고 욕심 많은…? 그건 나를 오해하고 있는 거여,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나처럼 살고 싶어 하는 데, 나랑 이야기해 본 사람들은 다 생각이 달라진대. 슬슬 진짜 얘기를 시작해 볼까요, 왜 동생네를 내쫓았나요? 그건 흥부와 제수씨가 결단력이 부족해서 결행을 촉구한 거야. 가정을 꾸 렸으면 독립하는 게 당연한 거지. 내가 도와준 거야. 억지가 여전하네요, 재산을 혼자 독차지하고 알거지로 내 보낸 건 뭔가요? 세상이 험하잖아, 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