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터뷰

상처받는 자존심

변두리1 2020. 12. 21. 21:18

상처받는 자존심

 

오늘은 모하당 김충선 장군과 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어서어세요.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세상에 나오니 어색하네요.

임진란이 발발하자 가등청정(加籐淸正)휘하 우선봉장으로 출전해 부산항에 내려 바로 부하 삼천을 이끌고 조선에 귀화하셨다지요?

그랬지요. 평소에 조선을 흠모했고, 전쟁의 명분이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결행했습니다. 저를 믿고 따라준 부하들이 고마웠습니다.

호가 모하당(慕夏堂)인데 어떤 깊은 의미가 있나요?

동양문화의 본류라 할 중국의 요순을 이은 왕조들이 하··주잖아요. 그 하 나라를 그리워한다는 뜻인데요, 제게는 조선이 곧 하나라와 다름없었습니다.

조선에 귀화해 많은 일을 하고 인정도 받으셨지요.

제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조총 제조기술을 전하고 성도 몇 개 탈환 했고 병자호란과 이괄의 난에도 기여한 게 조금 있지요.

당시에 당파도 있고 혈연·지연·학연이 상당했을 텐데, 그런 위기는 느끼지 않으셨나요?

심하긴 했는데 다행히 저는 크게 시달리지는 않았어요. 행운이었지요.

제 생각에는, 다들 우리 편은 아니지만 적의 편도 아니라는 인식 아니었을까 요?

그러네요, 조선에서 출생하거나 교육받지 않았으니 경계할 대상은 아 니었네요. 그런데 오늘 계속 제 얘기만 하는 건가요?

대감님 얘기가 길었네요, 사실은 누구나 아는 사람에 대한 대화를 하려고요. 최근에 영향력이 큰 자리에 있었고, 지고도 깨끗이 인정 않는 이예요.

나도 알 것 같네요. 어디로 튈지 예상이 어려운 사람이지요?

현대사에서 한 사람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어요.

4년 동안 그가 속한 나라와 세계를 힘들게 했지요. 오죽하면 그 사람만 아니면 누구든 괜찮다는 분위기였잖아요. 반면교사로 삼아야지요.

4년 전 그를 택했던 이들의 본심은 뭐였을까요?

국내는 소홀하고 밖의 일에 너무 국력이 소모된다고 느꼈겠지요. 우리가 살 고 보자는 자국우선주의지요. 그런데 그 일을 너무 심하게 했고 큰 원칙이 없었던 거지요.

그래도 이번에 표를 엄청 받았어요. 그건 어떻게 보세요?

항상 집권층에 대해 충성과 지지를 보내는 이들이 많지요. 2차 대전 이후 12명 대통령 중에 재선에 실패한 이는 세 명밖에 없어요. 넷이면 셋은 재 선한 것이니 떨어진 게 불명예지요. 퇴임하면 재판받을 것도 많다더라고요.

대통령보다는 장사꾼처럼 행동했지요?

뽑아준 이들의 기대에다 본인 기질이 더해졌지요. 기분대로 돌출행동하고 싸 움걸고 협박하곤 했지요. 나라가 동네 착한 큰형에서 동네깡패로 갑자기 이 미지가 바뀌었어요. 유독 비슷한 독재스타일 지도자들과 잘 어울렸고요.

주한미군방위비 분담금을 5배나 올리라고도 했지요?

전혀 비상식적이지요. 일본에 네 배, 우리에게는 다섯 배를 내라는 것이 었어요, 거의 폭력배 수준이지요.

이번에는 선거결과에 불복하고 있어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결국 시간문제지요. 자신 인격의 바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 나라 와 세계를 질리게 하는 것 같아요. 국민들의 자존심에 계속 커다란 상처를 내고 있는 거지요. 불복하고 버틸수록 손해라는 걸 모르는 것 같아요.

이제 어떤 최선책이 있을까요?

국민에게 사과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정권이양에 협조한 후에 재판받 을 일이 있으면 받아야지요. 그게 실추된 국격을 그나마 회복하는 길이지요.

우리나라에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요?

아이고, 그런 얘긴 하지 맙시다.

감사합니다. 임진왜란 때, 조선에 귀화해 여러 공을 세우고 정이품 정헌대부 에 올랐던 김충선 장군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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