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바닥에 분명한
밝은 동그라미 몇개
화분 놓였던 자리
향기 나는 듯.
희고 노란 국화 보인다.
알사람 다 아는
깊은 사랑, 따듯한 배려
최근 읽은 글 속에
근원적 이해, 순리의 흐름
긴 세월 익은 맛이 난다.
울안에 늘어놓은
부실한 꽃과 나무 몇 그루
쉬운 것 하나 없어
거름 주고 벌레 잡은
이웃 집 푸나무는 더없이 튼실하다.
살아나는 따순 기억들
따가운 햇살, 세찬 비
좁은 꽃밭 늘어선 화분들
사라진 꽃들, 남은 흔적
눈 감으면 쏟아지는 진한 향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