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의 심리학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러려면 먼저 주목을 받아야 한다. 역자는 옮긴이의 말에서 이야기한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재능이 있으면 눈에 띈다는 말이다. 이것은 20세기까지는 통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맞지 않을 수 있다. 수시로 전자매체들이 자신을 보아달라고 우리를 자극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는 남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소리가 아니면 묻혀버리고 주목을 받을 수 없다. 사람들의 시선을 내가 원하는 곳에, 원하는 정도로, 원하는 기간만큼 머물게 하는 방법을 저자가 우리에게 알려준다고 말한다.
저자는 순간주의, 단기주의, 장기주의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거대한 캠프파이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에 비유한다. 가랑잎이나 잔가지처럼 즉각적이고 무의식적인 반응으로 순간주의를 끌라고 한다. 다음으로는 큰 장작을 넣어서 큰 캠프파이어를 만들 듯이 놀라움 단순함 연관성으로 단기주의 단계로 진입하고 지속적인 노력과 관리로 거대한 불을 유지하듯이 내 ․ 외적 보상과 신뢰와 명성의 구축 완성을 향한 충동과 깊은 연대감의 형성으로 장기주의를 지속시켜 원하는 바를 이루라고 한다.
글 가운데 특히 기억에 남는 몇 가지가 있었다. 에드나 머피가 20여 년에 걸쳐서 성공을 일구며 유행시켰다는 오도로노의 이야기는 기준틀로 표현된 가치관을 바꾸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대단한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지하철역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한 죠수아 벨과 수전, 실력이나 명성이 결과와 꼭 일치하지는 않는데 그것은 청중의 파악과 환경에의 적응에 차이가 있어서 주목받음에 큰 차이가 있었다. 만일 죠수아 벨의 경우에 매스컴의 관심과 지속적인 공연으로 연주자가 누구라는 것이 알려진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낸 책 『쿠쿠스 콜링』이 매스컴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판매를 보이다가 로버트 갤브레이스가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엔 롤링과 동일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판매부수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아마존의 책 판매 순위가 4,709위에서 1위로 올랐다는 것은 명성의 힘을 웅변적으로 보여주면서도 어딘가 허전함이 남는다. 그러나 명성이 얼마나 쌓아가기 어렵고 막강한 위력이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힘들게 구축한 명성을 한 순간에 망친 예들도 인상적이었고 워런 버핏의 “명성을 쌓아 올리는 데는 20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는 데는 5분이면 족하다.”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저자가 팁처럼 알려주는 실수를 저질렀을 때의 최선의 대책, 신속하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항상 진실을 말하라는 것이 쉽게 잊히지 않는다.
미스터리에 끌리고 이를 해결하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대목도 아주 흥미롭다. 서스펜스와 몰입 반전과 긴박감으로 요약되는 미스터리가 풀리지 않는다면 저자라면 정신병원으로 끌려갈 것이라는 것은 미스터리가 얼마나 강력히 우리의 주의를 끌어당기고 집중시키는가를 알려준다.
일본의 팝그룹 AKB48의 이야기도 마음에 남는다. ‘의사 인간관계’, ‘오타가이’,‘대규모 연계 현상’등의 이론도 관심을 끈다.
캐나다 청년 테리 폭스의 이야기도 내재적 보상, 어떤 일의 성취를 향한 내적 동기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게 하고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그는 비록 짧은 생애를 살고 떠났지만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기적 같은 일들이 인간을 움직이는 힘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고민인 시대를 현대인들은 살아간다. 스마트폰을 떼어놓고는 불안해하는 사람들, 길지 않은 시간에도 수없이 관심을 달라고 소리치는 온갖 정보들에 묻혀서 집중력과 능동성을 잃어가는 것이 현대인의 삶의 모습이다. 그들의 눈과 귀를 끌어야 주목을 얻을 수 있다. 주의를 얻기 위해서는 더 이상 수동적이거나 소극적일 수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큰 소리를 질러댈 수도 없고 그런 방식으로는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
주목받고 싶고 주의를 끌고 싶은 이들을 위한 이론과 실제를 담은 주목의 심리학이 분명한 꿈과 목표를 가진 현대인들이 특히 청년들이 꼭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여겨진다. 내게도 큰 유익이 있을 것을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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