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세상
내가 꿈꾸는 세상
해가 바뀌면 많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희망찬 꿈을 품는다. 연말에 돌아보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더 많지만 그래도 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는 것은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즐거운 일이다. 그것은 늦고 빠름은 있지만 지향해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방향이 잘못되면 열심과 속도는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때로는 해롭기까지 하다. 방향만 맞으면 조금 늦게 가고 쉬어가도 초조하거나 불안하지 않다.
우리사회를 이루는 개개인이 정체성과 가치관이 단단해지기를 꿈꾼다. 그게 수학이나 법 조항처럼 일목요연할 수는 없어도 예측 가능하고 다른 이들 눈치를 살피지 않고도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고 행동할 수 있는 윤곽이 형성되기를 원한다.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일에도 알맞게 시간과 열정을 쏟을 수 있기를 바란다. 체중조절이나 성형 같은 외모가 멋있어 보이려는 노력보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지장 없이 해나갈 수 있는 내적인 체력을 기르기를 원한다. 다른 이들을 기준으로 사는 것에서 벗어나 자신을 기준으로 당당히 살아가기를 원한다.
자신의 전문적인 분야와 취미에서의 성취가 지속되기를 바란다. 자신의 전문성이 확고할수록 자존감이 흔들리지 않는다. 또한 취미는 삶에 활력을 주고 누적된 스트레스를 쏟아내는 적절한 배출구가 된다. 전문성 없이 취미만 추구하는 것은 사치고 취미 없이 전문성만 추구하는 것은 불쌍한 일이다.
나라는 여러 위기 속에서도 바른 방향으로 전진해 가기를 꿈꾼다. 우리나라는 위기 아닌 때가 없었던 것 같다. 위기를 어렵게 극복하며 살아온 것이 우리의 현대사다. 민주와 공산진영이 우리에게서 맞닿아 있고 러시아 중국 일본과 미국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인구는 많고 자원은 부족하고 해외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나라경제가 세계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관점을 바꾸면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세계의 눈이 우리에게로 자주 집중되고 우리는 나태해질 여유도 없이 늘 깨어 있을 수밖에 없다.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으니 눈치보고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이 빼어나다.
나라가 국민 개개인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토대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은 경제능력이 없으면 한없이 비참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들에게 최후의 바람막이가 나라다. 나라의 힘과 권위로 교육과 경제와 의료와 노후 등 최소한의 돌봄을 베풀어서 생존에 대한 염려 없이 살아갈 수 있는 든든한 배려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국가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해야 한다. 국가는 원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만 바람직하지는 않다. 개인과 사기업이 할 것까지 국가에서 관여하면 경기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국가는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하는 경제력과 노동력이 있다. 그 우월한 자산으로 오히려 개개의 국민과 경쟁을 하는 상황이 되기 쉽다. 국가는 국민들이 활동할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주고 그 틀이 깨지지 않도록 외부의 압력을 막아주고 공정한 심판의 역할을 해야지 그 마당을 장악하려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사회도 서로의 유익과 힘의 균형을 찾기 위해 항상 분주하다. 국제사회의 흐름이 우리의 정치 경제 문화에 유리하게 전개되었으면 좋겠다. 이 일에는 우리의 역할이 너무도 제한적이어서 하나님의 도우심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기댈 우방은 없다.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것은 스스로 강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것과 사회가 다변화되어서 어느 국가도 다른 국가의 이익을 챙겨줄 만큼 한가하지 못하고 지구촌 자체가 점점 더 좁아지고 투명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살아남아 인류에 기여하는 길은 우리나라와 사회가 또 그 기본단위인 개인이 강하여 지는 것이다. 강해진다는 것은 판단이 합리적이고 견고하게 되는 것이며 스스로의 생존력을 높이는 것이다. 편법과 부정이 통하지 않는 사회. 오로지 실력으로 평가받고 자신의 열정과 노력만이 자신의 모든 것을 결정짓는 무서운 사회로 우리는 진입하고 있다. 그런 사회가 한편으로는 두렵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속히 오기를 기대하고 바라고 우리 모두가 강해지는 올 한해가 되기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