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책읽기 50
스스로를 독서광이라고 하는 이가 지은 책이다. 결국은 독서가 가장 값진 투자라는 게다. 책을 읽는다고 해서 다 같은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다. 책 읽기도 배우고 익혀야 하는데 제대로 가르쳐주는 곳을 만나기 어렵다. 많은 책을 읽으며 스스로 터득해야 하니 쉽지 않다. 많은 이들이 학창시절에나 어쩔 수 없이 읽다가 졸업과 함께 책을 가까이 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나를 싫다하지 않고 짜증도 내지 않고 많은 것을 내어줄 수 있는 게 독서인데 그 매력적인 분야를 놓치고 있다.
글쓴이는 절실함을 가지고 책을 대하라고 한다. 분명한 문제를 가지고 모든 것을 대할 때, 생각지 못한 곳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왜 아니랴, 간절히 찾는 이들은 꿈에서조차 그 해답을 본다. 책은 정보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이니 마음을 집중해 살피면 연관된 것들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을 게다. 핵심어를 가지고 읽으라고 했다. 인간의 두뇌는 신기해서 그 핵심어에 눈이 머물고 그것을 중심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며 종합한다고 한다.
독서 중에 짜증이 나거나 지키는 것은 책을 여러 권 읽어도 진전이 느껴지지 않거나 어려워 이해할 수 없을 때다. 지식이 늘어나는 것이 직선형이 아니라 나선형이란다. 금방 눈에 띄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축적되어 한동안 헤어져 있던 이를 만나면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걸리지만 확실한 길이란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가난한 집에서 막내딸로 태어나 아이비리그의 총장이 된 ‘루스 시몬스’가 겪은 일이라고 한다. 생전 듣도 보도 못했던 불어수업을 듣는데 온통 뿌연 안개가 자신을 감싼 느낌으로 강의실에 우두커니 앉아 몇 주 동안을 지내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교수님을 찾아가 수업을 포기하겠다고 했더니 계속 수업을 듣다보면 언젠가는 다 알아듣는 날이 올 거라고 하더란다. 무성의한 답변이라 생각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잘 알아듣고 훗날 불어 교수가 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풀어주는 문제가 있다.
내가 지금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책들을 중⦁고등학생들에게 읽기를 권하지 않는가. 이른바 권장도서들이다. 다 이해하려 할 것이 아니라 거쳐 가는 것이다. 물이 100도가 되어야 끓는다. 계속 열을 가해도 어느 순간까지는 변화가
분명하지 않다. 끓는 순간이 되고 지속적으로 열이 가해지면 그 순간을 기점으로 상태변화가 온다. 흐릿했던 것들이 걷히고 또렷해지는 때를 기대하며 이해되지 않는 어려운 부분은 그냥 편하게 넘어가면 된다. 즐기는 고기도 뼈는 미련 없이 버리고 살을 취하지 않는가.
어느 곳에선가는 외우기를 권하기도 한다. 외워도 망각이 찾아오겠지만 한동안 좀 더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다. 선조들은 그 어려운 한문 문장들을 암송해서 일상생활에 사용하기도 하고 시도 쓰고 과거를 치르기도 했다. 독서로 익힌 것들을 실생활에서 슬쩍슬쩍 사용하라고 권한다. 그것이 오래 기억하는 방법이고 내 것으로 만드는 길이다. 많이 읽으면 곧 다량을 투입하면 산출도 자연스러워 질게다. 글은 머리로 쓰는 것이라기보다 손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엉덩이로 쓴다고 하지만 글씨를 쓰든 자판을 두드리든 손으로 하는 일이다. 머리로 정리해서 글로 나오는 것이라기보다 손으로 쓰면서 정리가 된다는 논리다. 좋은 저자가 되기에 앞서 먼저 훌륭한 독자가 되라는 주문이다. 독자를 거치지 않고 저자가 된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
책을 별 관계가 없는 삼자처럼 읽을 것이 아니라 때로는 자녀나 친지들에게 가르쳐 줄 것처럼 아니면 저자의 입장이 되어 읽어보라고 조언한다. 어떤 자세로 대상을 대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현격히 달라질 수 있다. 평 회원으로 어떤 모임에 참여하다가 회장이 되면 모임에 임하는 자세가 크게 달라지는 예들을 가끔 본다. 반드시 읽어 남들 앞에서 발표해야 한다고 하면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을 게다.
쉽게 쓰인 책은 읽기도 편하다. 하지만 어떤 책은 기본개념부터 어렵고 두껍기도 하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과의 싸움이랄 수도 있다. 지레 겁을 주기도 하고 만만히 봤다가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두껍고 어려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이 책에 지지 않으리라, 반드시 끝까지 독파하고 말리라는 각오가 요구되는 때도 있다. 학창시절을 돌이켜보면 방학은 반이 지나면 어느 순간 쏜살같이 지나가 버리곤 했다. 책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반을 넘기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마치 책이 이제는 졌다고 하는 것처럼 마지막 장으로 향하곤 한다. 많은 이들이 책을 읽어야지 하고 결심을 하지만 지속적으로 실천을 하지는 못한다. 그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인류의 지식을 계승하는데 책과 독서만큼 유용한 것이 있을까. 모든 것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다. 자신이 겪을 수 없는 일을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간접 체험하는데 책만큼 요긴 한 게 없다. 역사와 함께 책을 가까이 한 이들이 자신을 바르게 확립했고 그 사회의 지도적 역할을 해왔다. 앞으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힘이 들어도 효과적인 독서방법을 익혀 값싸고 거의 무진장한 보물창고에 들어가 자신들을 발굴해주길 기다리는 보석들을 찾아 나를 밝히고 세상에 그 가치를 드러내고 그 빛나는 지혜를 펼쳐놓으면 얼마나 좋으랴.
더하여 잘 익은 지혜와 지식으로 훌륭한 책 한권 펴낼 수 있다면 그 외에 무엇을 더 바랄 게 있으랴. 과욕이라 해도 버리기 어려울 만큼 매력적이다.
'책과함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변의 카프카 (0) | 2020.02.26 |
---|---|
익숙한 것, 낯선 곳 (0) | 2020.02.26 |
천년의 금서 (0) | 2020.02.22 |
조성기 편역 홍루몽 (0) | 2020.02.22 |
킬리만자로의 눈꽃 (0) | 2020.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