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다윗

자신을 책(責)할 뿐입니다.(압살롬과 암논 사건에 다윗이)

변두리1 2014. 7. 1. 08:46

자신을 책(責)할 뿐입니다.(압살롬과 암논 사건에 다윗이)

 

  언제까지 어느 정도까지 고통을 당해야 하나님의 노가 풀리고 내 죄가 씻겨 질까. 오늘 같은 날 아침에는 압살롬이 더욱 보고 싶다. 그가 태어났을 때 얼마나 기뻐했고 자라나면서 나에게 커다란 자랑거리요 기쁨이었음을 잊을 수가 없다.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내 곁을 떠난 지 삼년이 지났지만 소식이 없다. 깊이 생각하면 내 죄의 결과요 내가 하나님께 받는 벌이다. 그 당시는 내 죄가 얼마나 큰 것인지 몰랐지만 내 삶에 그로인한 너무도 고통스러운 결과를 맞이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되돌아보며 수없이 자책할 뿐이다.

 

  그 일이 있기 전날 압살롬은 나에게 와서 자신의 농장에서 양들의 털을 깎으니 왕과 신하들이 모두 와서 축하해 주길 바란다는 요청을 해서 모두 가봐야 부담밖에 될 것이 없음을 알리고 진심으로 축복을 해 주었다. 그는 그러면 장자(長子)인 암논 만이라도 참석하도록 해 달라고 간청하여 꼭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했지만 너무도 간곡하여 예전의 사건도 있고 해서 암논만 혼자 보내기가 불안하고 분위기도 어색할 것 같아 모든 왕자들로 함께 가도록 했다. 압살롬이 양털을 깎았던 날 조카 요나답이 왕궁에 들렀다. 그는 약삭빠르고 어려워하는 사람도 없지만 도덕성은 떨어져서 나는 그를 좋아 하거나 신임하지 않는다. 그가 찾아왔으니 상대해 줄 뿐이다.

  그날 오후 점심을 마치고 서로 한담을 하고 있었는데 비서장이 긴급한 보고가 올라 왔다고 했다. 양털 깎는 잔치에 참여한 모든 왕자들을 압살롬이 살해하여 한 사람도 생존자가 없이 몰살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눈앞이 캄캄해짐을 느꼈다. 나는 일어나 옷을 찢고 땅에 드러 누었다. 모든 신하들도 슬픔에 옷을 찢었다. 그때 요나답은 왕자들이 아니고 암논만 죽임을 당했을 것이라면서 다말을 암논이 욕보인 날부터 그를 죽일 것이라고 압살롬이 여러 번 말했었다고 얘기했다. 한 시간이 못되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압살롬은 오래 전부터 암논을 살해할 것을 준비해서 실행한 것이고 다른 왕자들은 모두 무사했다. 압살롬은 사건을 저지르고 그술에 있는 외가로 도피했다.

 

  마음 아프고 슬프다. 내가 한순간에 범한 죄악을 하나님께서는 긴 세월에 걸쳐 나누어 갚으신다. 내가 밧세바를 범하고 그 남편 우리아를 죽게 하여 가정이 파괴된 것을 이렇게 되새겨 주시고 아픔을 느끼게 하신다. 다말에 대한 암논의 범죄로 얼굴을 못 들게 하고 고통을 겪게 하시더니 이제는 암논을 압살롬이 죽임으로 왕실의 권위를 완전히 떨어뜨리고 두 아들을 동시에 잃는 슬픔을 맛보게 하셨다. 우리 가정의 평화는 산산조각이 났다. 누구를 탓할 수 있으랴. 내 죄악으로 인한 결과인 것을. 여기까지도 참고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 이것으로 하나님의 징계가 끝이 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미 일어난 사건, 죽은 이들은 돌이킬 수가 없다.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 내 마음속에 있는 것을 선지자와 상의해 보아야 하겠다.

 

  선지자 나단을 왕궁으로 불렀다. 전부터 생각해오던 하나님의 전 건축을 그에게 이야기해 보려 한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평안히 살아갈 유일한 길이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 분의 말씀대로 살아가는 것이니 그분을 생각나게 하고 그분의 말씀의 위상을 높이는 하나님의 전을 짓고 싶다고 말하자 나단은 “하나님이 왕과 함께 계시니 마음에 원하는 바를 모두 행하소서.”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날 오후 우리는 의견이 일치하여 너무도 기뻤다. 오후 내내 허심탄회하게 모든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서로에게 덕담을 건네고 이스라엘을 통하여 하나님의 영광이 크게 드러나기를 기원했다.

  다음날 아침 선지자는 나를 찾아와 하나님께서 내가 자신의 전을 짓기를 허락하지 않으신다고 했다. 내가 무슨 소리냐 왜 어제와 말이 틀리는가 선지자가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인가 하며 따졌지만 선지자는 어제 했던 이야기는 자신의 사견(私見)이었고 밤에 하나님께서 임하셔서 “다윗은 전쟁을 많이 한 사람이라 피를 많이 흘렸으니 내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지 못하고 다윗의 아들 중 하나가 나를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으니 순종하는 것이 나의 길이다. 내가 지을 수는 없어도 내 아들이 건축할 것이라 하니 내 여생을 바쳐 하나님의 전을 어려움 없이 지을 수 있도록 모든 자재를 완벽하게 준비하리라 다짐을 한다.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 생각이 많아진다. 암논이 죽고 압살롬은 벌써 삼 년이 차도록 도피중이다. 한 나라를 다스리기도 쉽지 않지만 한 가정을 제대로 건사하기가 정말 어렵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총이 절실히 필요한데 나는 그분의 징계를 아프게 받고 있는 중이다. 내 어린 시절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고 양들과 함께 생활하며 맨손으로 맹수들과 싸우며 물맷돌로 골리앗을 물리치던 그때의 나처럼 신앙의 열심과 순수성을 회복하고 싶다. 암논은 이미 죽었으니 볼 수 없고 압살롬이 사무치게 보고 싶다. 아무런 연락 없이 오늘이라도 불쑥 내 앞에 나타나 주면 좋겠다. 그 아이 보다 내 죄가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