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

심 리 전

변두리1 2018. 9. 10. 18:14

심 리 전

이제는 밀리지 않는다 -

 

  이토 아키라나이토 요시히토 두 일본인이 쓴 심리학책으로 사기꾼에게 당하지 않고 상대와의 심리전에서 승리하기 위한 책이란다. 어찌 보면 자기계발서 같기도 하다. 현대는 외적인 전쟁의 시대나 개인적인 육체적 힘을 겨룸으로 사회적 승부를 가리는 때가 아니다. 자본주의 시대는 많은 것들이 자본과 상품을 매개로 진행된다. 설득과 광고, 판매의 실적, 속한 집단의 성과로 평가받는 시대가 되었다.

여러 가지 방법들이 소개되고 실천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고 하지만 판매원이 아니면 시도하기 쉽지 않은 것들도 있다. 소개된 이론의 효용과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의도적으로 접근하고 추진할 수도 없다. 적어도 그런 이론들을 알고 있으면 판매원들이나 상대자들 혹은 사기꾼들에게 어이없이 당하지 않을 수는 있겠다.

  소개하는 주된 이론 중에 하나가 풋 인 더 도어”(문안에 발 넣기)이론이다. 요청 한 가지를 수락하면 계속적인 부탁도 거절하기 어려워진다는 이론이다. 그러므로 처음 요청은 거절하기 어려운 쉬운 것으로 해서 점점 부탁의 무게를 더해 의도했던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예의바르고 도덕적인 이들은 크게 무리하지 않은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하지 않는다. 그것을 바탕으로 해서 원하는 바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은 이들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랄 수 있다. 길을 알려달라든지 공공의 복리를 위한 일에 서명을 해달라고 요청한 후에 본래 의도한 것을 내미는 식이다. 개인적으로 잘 속을 수 있는 수법 같다.

  이런 방법에 잘 넘어가지 않으려면 삶에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겠다. 이를테면모르는 이의 부탁은 아예 들어주지 말자같은 것이 될 텐데 이런 것은 어렵다. 일반화를 시키면 사회가 얼마나 삭막할까 걱정스럽다. 나도 언제 어느 곳에선가 모르는 이에게 요청할 일이 있을 것을 생각하면 좋지 않은 방법이다. 처음의 가벼운 요청은 들어주고 다음의 부담스런 부탁은 예의 바르게 거절하는 게 나은 방법 같다. 요청과 부탁의 결정권은 받은 이에게 있다. 그러니 판단해서 안 되는 것은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이다. 이런 이론에 근거한 판매도 과하다고 생각하면 거부하면 된다. 그들의 입에 발린 칭찬이나 과장된 상품선전에 신경 쓰지 말고 가격이나 행동이 과하면 간결하게 분명히 거절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게다.

  이와 반대편에 있는 전략이 도어 인 더 페이스”(문에서 한 발 빼기)이다. 처음에 들어주기 어려운 요청을 해서 상대가 거절을 하게 한 다음에 본래 의도한 좀 더 쉬운 부탁을 해서 상대로 미안해서 거듭 거절하지 못하는 걸 노려 목표했던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누군가의 요청을 거절하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더구나 모처럼 요청하는 것이라면 거절은 관계를 끊자는 것으로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그 미안함을 느끼는 순간에 현실적으로 대폭 낮추어진 부탁을 하면 거듭 거절하지 못하고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방법은 아무래도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이들에게 사용할 수 있겠다. 그런 이에게 자신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동정심을 일으킨 후에 그럼에도 무리한 요구를 한 다음에 능히 들어줄 수 있는 부탁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듭 사용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런 방법으로 요청을 받는다고 하면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헤아려보아야 할 듯하다. 자신의 능력과 상대의 신뢰도를 판단하고 거듭 당하지 않으려면 처음부터 확고하게 대처함이 현명하겠다. 금전거래나 상품구매 같으면 안하기로 했으면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지 결론은 단순하고 냉정해야 한다. 무리한 요구뿐만 아니라 의도한 요구라도 단호하게 거절함이 옳으리라. 이런 잔꾀로 자신의 뜻한 바를 이루려는 이와의 관계에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비중 있게 다룬 이론이 로 볼 테크닉이 있다. 이것은 다른 것과의 상대적 비교에서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해 수용자에게 선택하게 한 후에 수용자가 생각지 않았던 내세워 부대조건을 내세워 의도했던 결과를 얻어내는 일종의 기만 혹은 사기적인 수법이다. 이와 반대되는 것으로는 하이 볼 테크닉이 있다. 처음에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내세운 후에 대폭 양보하는 듯이 하여 의도했던 수준에서 수용자가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이다. 오랜 기간 관계를 이어가려는 이들과는 사용하기 어려운 방법일 게다. 한 번 보고 말 사람들에게 사용할 수 있겠지만 권유하고 싶지 않다.

  이런 수법에 속지 않으려면 적정한 대가를 치르고 원하는 재화를 얻겠다는 바른 마음이 필요하다. 상대적인 비교와 상식선에서 생각할 수 없는 조건의 제안은 속임수일 가능성이 많다고 판단하면 쉽게 속지 않을 것이다.

  그 밖에도 공포와 덤과 한정을 이용한 설득의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가 상품을 매개로 하여 판매와 구매행위가 지속해서 이루어진다. 그 사이에 설득을 위한 광고와 그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 애쓰면서 살아가는 소비자의 삶이 있다. 그런가하면 인간의 탐욕과 허점을 노리고 교묘하게 접근하여 속임수와 사기수법으로 속여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수법을 알아두어 당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이런 책도 의미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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