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

행 복 연 습

변두리1 2018. 7. 24. 11:44

행 복 연 습

-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한 자기계발서 -

 

  지그 지글러, 노만 빈센트 필, 로버트 슐러 같은 이들의 자기계발서와 궤를 같이 하는 느낌이다. 자기계발서의 틀이 있고 그들의 좋은 면과 한계가 분명히 있다. 저자는 공무원이다. 정년이 가까워올수록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모양이다. 그들은 연금이 확실하지만 돈으로만 사는 게 아니고 은퇴 후에 맞게 될 (준비 안 된) 긴 미래가 더 없이 불안한 게다. 다행이 저자는 강의를 듣다가 책을 읽고 그 일에 뜻을 두어 작가와 강사가 되기로 목표를 정하고 맹렬히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자기발전을 위해 계기가 필요하다. 뜻을 정하고 달려갈 힘을 얻는 동기라고 할 수 있는데 분명하고 강할수록 좋다. 어느 순간 주변을 돌아보니 동료들은 저만큼 앞서가고 있고 후배들은 자신을 추월하고 있다면 위기의식을 느낄 것이다. 정년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바라보니 앞에 있던 선배들이 없어 자신이 맨 앞이고, 정년까지 몇 년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되면 다급해지는 게다. 여기저기서 100세 인생이라고 하니 은퇴하면 40년은 싫건 좋건 살아야 하는데 막막한 게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내 앞날을, 내 살 길을 내가 찾아야겠다는 게 동기다.

  현 세대는 전환기를 살고 있다. 모든 게 70인생에 맞추어져 있는데 살기는 100세를 살아야 한다니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세대도 가보지 않은 알 수 없는 불안한 길을 가야한다. 성경이나 동양의 고전, 기서(奇書)들에는 수백, 수천 년을 살았던 이들과 시대가 있었다지만 최근에 집단적으로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얼마 전만해도 엔젤산업이라고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일이 유망하다더니 이제는 어디가나 요앙원과 요앙보호사 복지회관 같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이 활황인 모양이다.

  동기가 확실하고 자신을 계발해야 할 필요가 분명해졌다면 이제 분야를 찾아야 한다. 어떤 분야에 내 삶의 후반부를 쏟아 부을 것인가를 선택해야 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어느 것이 유망한가보다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이다. 잘 하는 것은 재미도 있고 오래할 수 있지만, 못하는 건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진전도 없고 흥미도 없어 긴 세월 지속할 수 없다. 오래 할 수 없다는 건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재력의 낭비만 있고 열매는 적을 것이라는 걸 알려준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을 어떻게 찾는가. 어느 곳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가를 살펴보고, 지난 날 어떤 일을 할 때, 행복과 만족감을 느꼈던가, 좋은 결과가 있었던가를 돌아보면 대충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취미를 겸해서 삶의 여유를 즐길 것인가, 자기 발전을 꾀할 것인가, 소득창출까지 염두에 둘 것인가에 따라 선택은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분야가 정해졌다면 그 분야에서 닮고 싶은 사람(롤모델)을 정하고 어떤 방법으로 어디까지 성취할 것인지를 구체화해야 한다. 작가와 강사가 되겠다고 하면 어떤 부문을 전문으로 할지를 선택한다. 시 소설 수필 희곡 평론 중에 무엇인지, 강사면 문화 예술 건강 자기계발 역사 인간관계 심리 독서 같은 갈래에서 자신이 관심과 흥미가 있고 자신 있는 부문을 골라야 한다.

  선택한 부문에서 책을 쓰거나 강의를 할 만한 전문가가 되려면 기존의 성과물들을 섭렵할 필요가 있다. 그 일을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 책을 일을 것인지, 강의를 들을 것인지, 그 일에 돈과 시간은 얼마나 들일 것인지, 대충이라도 정해 놓아야 한다. 그 일을 위해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무엇으로 지속적인 성장의 도구를 삼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지 않으려면 사람이 근본적으로 어떤 존재인지 심리학과 인간학적인 고찰도 약간은 유용하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을 듯) 다른 이들과 함께 해야 하고 서로 길게 오래 가는 게 중요하다.

  긴 세월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갈 때에 위기의 순간이 온다. 이때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자기 확신이다. 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 이 일에 있어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내 삶에 이 일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나와 이웃에 내 일이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기의식이 분명하면 위기가 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다른 이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수는 있지만 결정과 선택은 자신의 판단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남들은 나만큼 심각하거나 진지하지 못하다. 그 일에 쏟은 시간과 열정도 많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의 객관성은 확인할 수 있다. 거기까지다.

  항상 끝없이 노력하는 이가 승자가 된다. 조급하게 생각할 게 아니다. 정상에 서지 못하면 끝이라고 여기지 말라. 전문가를 목표로 하고, 갈 수 있는데 까지 가면 족하다. 그 분야의 앞줄에 속하면 성공이다. 올라가다 보니 정상이었다는 것은 좋지만 처음부터 정상을 목표로 올라간다면 너무 힘겹고 재미도 없다. 조급하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해서는 먼 길을 가기 어렵다. 은퇴하는 날까지 했다고 해도 취직한 때를 생각하면 40년이 채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갈 길이 40년이 안된다고 잘라 말할 수 있을까. 또 젊어서 일 년과 나이 들어 일 년이 같은 길이로 느껴지겠는가. 천천히 방향감각을 가지고 갈 일이다. 방향을 잃지 않고 시행착오를 줄인다면 전반부보다 후반부에 갈 수 있는 길이 더 즐겁고 먼 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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