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함께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

변두리1 2018. 1. 21. 18:44

나쁜 여자가 성공한다

 

   대단히 착한 여자도 나쁜 여자로 만들어 주고, 약간 못된 분은 최고의 나쁜 여자로 승진시켜 준단다. 착한 여자는 하늘나라로 가지만 나쁜 여자는 어디로든 간다고 한다. 책을 쓴 우테 에어하르트는 1956년 독일에서 태어나 심리학을 전공하고 여성운동을 하다가 1984년 심리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미움 받을 용기를 읽었을 때 받은 느낌과 어느 면에서 유사한 감이 든다. 한 마디로 자기 주체적인 삶을 살라는 것 같다.

   나쁜 여자로 나서기 위한 출발은 성역할처럼 요구되는 편견을 깨뜨리는 것이다. 여성은 해야 한다는 외부와 내부로부터의 제약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성은 얌전해야 한다, 예뻐야 한다, 참아야 한다, 나대지 말아야 한다, 목소리를 높여는 걸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의식에서 벗어나는 게 우선이다. 이런 무언의 전통적 요구들은 여성들로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삶을 살도록 부추긴다.

   현재의 삶의 모습은 옛날과 전혀 다르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하다. 치열한 경쟁체제가 여성들을 배려해 주는 듯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불이익을 가한다. 남에게, 특히 남성에게 의존하는 삶에서 벗어나 당당히 홀로서기 위해서 자신의 목소리와 그것을 관철시킬 강인함이 필요하다.

   여성이 아닌 남성과 대등한 존재로 서기위해 여성은 이해심이 많다는 속임수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그 말은 잘못이 있어도 추궁하지 말라고 여성에게 요청하는 다른 말이다. 그러한 일이 있으면 분명하게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사과하고 응분의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해서 관철을 시키는 게 바른 일처리이다. 이러한 것에는 협조, 희생, 겸손같은 항목들이 추가될 수 있다.

   자신이 할 일과 남이 할 일을 분명히 구별하고 남의 일에 시간을 빼앗기지 말고 자신의 일을 확실히 해내야 한다. 남의 일은 내 일보다 나에게 가치가 있거나 시급한 일일 수 없다. 아무리 해도 남의 일은 내 일이 될 수 없다. 당사자는 그 일을 기억하고 고마워할지 모르나 어디까지나 사적인 일이다. 자신이 아니어도 능히 할 수 있는 일에 힘을 쏟기보다는 그 일은 주변인에게 맡기고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라.

   본인이 원하는 바를 분명하게 밝히고 요청하라. 얘기하지 않아도 윗사람이 다 알겠지 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바라는 것을 알리고 그 일에 자신이 적임자라는 걸 주장해도 경쟁자가 적지 않을 경우, 애매하게 얼버무리고 겸손하게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면, 승패에 따라 경제적 득실이 엇갈리는 냉혹한 현실에서 그런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길 이는 없을 것이다.

   여성으로서 가장 어려운 일은 결혼과 출산과 육아 그리고 집안일이 아닐까 싶다. 이런 면에서 남성들과의 사회생활에 있어 불리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회통념도 결코 여성을 편들어주지 않는다. 쉽게 양보하기는 간단하지만 경력을 단절했다가 다시 시작한다면 여러 가지 불이익을 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사회생활을 지속하기를 원한다면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독해져야 한다. 처음부터 가사 일을 적절히 분담하고 출산과 육아에 대해 꼼꼼한 대비를 해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스스로 능력 있는 여인이 된다는 건 경제력을 갖는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다.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남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미 기울어진 힘겨루기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여성들로 어려움에 빠지게 하는 몇 가지 신드롬이 있는데, 신데렐라 신드롬, 백설 공주 신드롬, 모나리자 신드롬이다. 이들은 여성들이 예쁘기만 하면, 참고 순종하다 결혼만 잘 하면, 제 목소리 내지 않고 얌전히 웃고만 있으면 언젠가 알아주는 사람이 나타나고 무지개 같이 아름다운 미래가 펼쳐질 거라는 착각이다. 이야기 속에서도 신데렐라가 왕자를 만나는 건 계모의 말을 순종할 때가 아니라, 명령을 어기고 궁성의 파티에 나아 갈 때다. 현실에서는 신데렐라를 돕는 마술적 요소들도 적거나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새엄마의 말만 순종해서는 기회가 전혀 없을지 모른다. 백설 공주도 너무 무능하다. 예쁜 것을 제외하면 할 줄 아는 게 무엇이 있을까. 게다가 어리석기까지 해 자신에게 닥칠 위험을 생각하지 않고 너무 자주 쉽게 문을 열어 준다. 현실 세계에서는 왕자가 찾아오지 않거나 백설 공주의 시체가 든 관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항상 사람 좋은 은은하고 신비로운 미소만 짓는다고 모든 일이 제대로 풀려갈 수는 없다.

   성공하기를 원하는 여성은 자기감정에 충실해야 한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솟을 때에는 불같이 화를 내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옳다. 참기만 하면 어떤 일에도 그 사람은 으레 참고 지나가려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잘못된 것을 분명히 지적하고 허용범위를 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 아닌 것을 말없이 조용히 넘어가면 그런 일은 되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할 일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두에게 인정받을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지난한 일이다. 때에 따라 분명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주체적인 존재가 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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