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노래

독하고 질긴 녀석

변두리1 2017. 4. 25. 07:56

독하고 질긴 녀석

 

예고 없이 공격해 왔다.

바닥에 쓰러뜨리고

내 목을 눌렀다.

숨이 차고 힘에 겨웠다.

어지럽고 열이 났다.

 

할 일들 생각 안 나고

막강한 허깨비와 싸웠네.

아내의 응원 속에 혼자 버텼네.

내 사정 전혀 모르는 친구들

어차피 이길 게니 푹 쉬라네.

 

온 몸의 힘 모아 버텨보다가

맞춤형 무기로 공격을 했네.

녀석은 움찔 한 걸음 물러나고

마침내 팽팽한 기세를 거쳐

녀석은 도망간 듯 기척이 없다.

 

난 호기롭게 승리를 선언하고

못 했던 일들 챙기려하니

그 놈이 바튼 기침을 하네.

독하고 질긴 녀석, 구석에 숨어

내 방심하기를 노리나 보다.

 

일방적으로 밀리기를 사나흘.

팽팽히 밀고 당기기를 또 사나흘.

허깨비와 숨바꼭질 두세 차례.

그렇게 보름가고 벚꽃이 졌네.

아직도 녀석이 내 속에 있을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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