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중추의 『디테일의 힘』
저자 왕 중추는 중국 장시성 주장현 후커우시⟨江西省 九江縣 湖口市)〉에서 1963년에 태어나 사범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하여 고향 중학교에서 6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지방정부의 중견관리 비서로 발탁되어 홍보업무를 2년 동안 담당했다. 그는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에 감명을 받아 1992년 선전⟨深川〉에서 경제계에 투신하여 말단 영업사원으로 출발하여 대표이사까지 이르는 전문경영인이 되었다. 십여 년간 27개 도시를 돌며 2000건이 넘는 계약과 협정을 체결했으며 영업사원으로 시작한 첫날부터 십여 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일기를 썼다. 칭화대⟨淸華大〉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고 『 디테일의 힘』『디테일의 힘2』『퍼펙트워크』등의 저서와 디테일경영컨설팅팀을 이루어 대표로 일하며 『디테일 경영』을 비롯하여 『디테일 경영 2,3,4,5』와 『정부의 디테일 경영』등의 팀의 연구 성과를 반영한 저서들이 있다. 그는 6개 대학에서 특별초빙교수와 객원교수로 강의하고 있다. 그는 자신을 의지력과 자기 통제력에서 일반인을 초월하는 “개보다 늦게 자고 닭보다 일찍 일어나며 고양이보다 적게 먹고 소보다 일을 더 많이 하는”사람이라고 스스로 적고 있다.
저자의 주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룽화지⟨榮華鷄⟩가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다. 룽화지는 1991년 12월 28일에 설립되어 초반에는 중국인의 입에 맞는 맛과 싼 가격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큰 호황을 누리며 “KFC가 가는 곳이면 룽화지도 간다”고 목청을 높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KFC와의 격차가 벌어져 2000년 베이징의 매장이 문을 닫으면서 룽화지의 참담한 패배로 끝이 났다. 룽화지는 토종 패스트푸드점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애국심을 자극하여 일시적인 성공을 구가할 수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지속적인 성공을 이룰 수 없었다.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과학적이고 세심한 배려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룽화지가 조리사의 감(感)에 따라 만들어져 표준화되어 있지 않아 음식의 질이 일률적이지 않고 위생 상태와 서비스가 보장될 수 없는데 비해 KFC는 공장화 규모화 표준화 그리고 선진화 등 현대사회의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의 요구에 부응하여 원료 입고와 제품 생산,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엄격한 품질 기준을 적용하고 이를 철저히 실천하여 언제나 동일한 고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보장했기 때문에 승리했다는 것이다. 즉 디테일에서 KFC가 승리했다는 것이다.
디테일은 무엇인가? 저자는 진지한 태도와 과학화라고 말한다. 그는 생수병을 가지고 종이컵에 물을 따르는 것을 질문한다. 한 번에 그친다면 어떻게 해도 문제될 것이 없지만 천여 명이 만여 회에 걸쳐 같은 일을 해야 한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표준 과정화해서 훈련을 반복함으로 최고의 효율성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의 시장은 갈수록 세분화되어 전문화의 길로 나아가므로 디테일에서 성패가 갈린다는 주장이다. 이 과정에서 꼭 요구되는 것이 진지한 태도다. 표준화된 과정대로 몇 번이고 성실하고 세심하게 반복하여 태도를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개인의 사상과 의식, 사유 방식은 변화시키기 어렵다. 그러나 행동이나 습관은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어서 지속적인 행동의 개조를 통해 우리는 점차 사유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독일인의 진지한 태도를 부러워하고 여러 번 언급하면서 또한 일본과 중국을 비교한다. 식탁을 여섯 번씩 닦으라고 하면 일본인들은 몇 번이고 여섯 번씩 닦지만 중국인은 처음에는 여섯 번을 닦겠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점차 닦는 횟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표준화는 무너지고 품질이 낮아져 디테일은 형편이 없어진다. 이런 자신의 총명함을 보여주기에 급급한 사람을 저자는 “영리한 사람”이라고 하면서 알고 보면 이런 사람들은 잔꾀만 부릴 줄 알지 진짜 지혜와는 거리가 멀고, 반면에 “뛰어난 사람”은 원칙을 꿋꿋이 지키고 본인의 총명함을 감추는데 이런 사람이 큰 지혜를 얻을 수 있으며 이렇게 되기 위해 중국인들의 전반적인 수준이 향상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디테일을 간단히 말하면 전체 과정을 단순 표준화하여 그것을 진지한 태도로 반복 훈련해 완벽하게 수행하고 그 과정이 제대로 되어지지 않을 때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서 처벌 교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받아들이는 심리적인 차이가 동서양에 존재할듯하다. 서양은 문화의 밑바탕에 이성과 합리라는 공감대가 있어서 단순한 과정의 세분화와 반복적인 훈련과 교육에 심리적 저항이 적을 수 있지만 체면과 명예를 중시하는 동양에서는 다 아는 듯한 과정을 끝없이 반복하고 확인하는 것이 불신(不信)과 무시(無視)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다. 또한 효율과 이윤의 극대화를 당연시하고 각자 내기⟨Dutch pay)에 길들여진 저들과 기분과 의기투합, 한 턱 내기에 익숙한 우리의 차이가 만만치 않고 법과 규정의 준수가 몸에 밴 저들과 파격(破格)이 곧 멋으로, 통 크다는 것이 대범(大泛)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우리는 너무도 다르다. 융통성이 없이 꽉 막혔다거나 사람이 화통하지 못하고 좁쌀영감처럼 쩨쩨하다는 평가를 자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리의 문화에서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 길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면 맞추어 갈 수 밖에 없다. 우리의 가치관과 문화에 맞는 더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면 우선은 따라 가야 할 길이다.
개인적으로 디테일은 무슨 의미인가? 그것은 습관화 곧 길들이기이다. 이루어야 할 긍정적인 것들을 생활 속에 단순화 표준화하여 끊임없는 반복을 통하여 습관화하고 예외를 인정하지 않으면 디테일이 강한 완벽으로 가는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 저자가 말한 대로 영리한 사람이 아니라 뛰어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일이다. 스스로 총명하다고 여기는 영리한 사람들은 반드시 실패한다고 했다. 인생에는 지름길이 없으니 늦더라도 원칙을 지키며 좋은 습관을 좇아 꿋꿋이 살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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