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복(起伏 - Up and down)
여름이 슬며시 곁에 다가 와
반바지를 찾았다.
손바닥 보듯, 여기 아니면 저기
푸른색 하나밖에 없다.
보나마나 아내가 버렸을 게다.
서랍 탁탁, 문을 쾅쾅 닫는다.
"내 반바지가 없네?"
"내가 내일 찾아 줄게요."
'감정을 누그러뜨리자는 게로군.'
뻔한 곳들을 다시 찾는다.
"열도 넘을 텐데 하나밖에 없네, 버렸어?"
"버리긴 왜 버려요. 어디 있을걸요."
그러면 찾아줘야지, 마음이 상한다.
한 번 더 들들 뒤져 두 개를 더 찾았다.
'쓸 만한 것만 남기고 다 버렸군.'
내 생각 안하고 지 맘대로 한 게 괘씸하다.
다른 일 하다가 마음에 남아
서랍 훑으니 하나 더 있다.
버리지 않은 게 맞는가 보다.
괜히 의심하고 미워한 게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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