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스케치
더 늦기 전에 가족해외여행을 가잔다.
사람 사는 거 어디나 비슷하지
지출은 적지 않을 테고, 나는 영 마뜩치 않다.
등 떠밀려 여권을 만드니 걱정이 한 가득이다.
가끔씩 툭툭 여행이야기를 던진다.
경비를 모으고 일정을 맞추고 꾸준한 눈치다.
설을 끼고 잡은 일정이 코앞이다.
징용 가는 심정으로 여권만 챙겼다.
눈 오는 새벽 공항버스를 타니 또 근심이다.
최신첨단장비의 비행기도 지연이네.
열두 시간 날아가 갈아타고 또 갔다.
첫날 숙소에 도착하니 만 하루가 지났다.
지구 반대편의 표를 예약하는 것도 신기하고
개인집 숙소예약도 이해하기 힘들다.
집주인과 고객들이 서로 평가하는 것 제대로고
생전 처음 고장에서 구글로 모든 것 찾아간다.
반나절 가이드여행이 사업으로 굳어지고
가는 곳마다 한국인과 한국어가 눈에 띈다.
곳곳마다 때때로 성당 종소리 울려나고
거대한 크기가 관광객을 압도한다.
박물관엔 전 세계 유물들을 모아놓았으니
꼼꼼히 보기 어려워 주마간산 격이다.
콜로세움에서 느낀 폭력과 규모의 광기는
내게 인간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기에 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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