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貧者)의 누이 만인(萬人)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 수녀님을 만납니다. 업적과 수상경력은 너무 많아 소개하지 않 습니다.
고맙고 반가워요. 평생 은총 속에 살고 어디가나 넘치는 대우를 받아 민망 할 때가 많아요.
겸양의 말씀이십니다. 누가 수녀님의 삶을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요? 오늘은 그냥 소소한 삶의 얘기를 들었으면 합니다. 많은 일의 시작은 어땠나요?
저 같은 신께 드려진 이들은 그분의 소유물이지요. 그분이 명하시면 하는 게 제 일입니다. 서른여섯 땐가 그분의 명령을 듣고 그대로 했을 뿐이지요. 그 분의 명령을 따르는 이들은 똑같을 거예요.
그토록 많은 일을 효과적으로 하는 비결이나 원칙이 있을까요?
어려움당하는 분들이 주님으로 보이고 제게 그 아픔이 전해지는 거지요, 제 게 그 일을 하라는 그분 명령이 느껴지면 하는 거지요. 저는 그분의 손에 들린 ‘몽당연필’이예요. 그려진 그림이 멋지다면 제가 아닌 그분 솜씨지요.
국적도 인도로 바꾸고 수녀복을 벗고 인도 서민의 옷이라 할 ‘흰색 사리’를 늘 입으셨어요. 특별한 의미가 있었나요?
제가 섬기는 이들과 같이 되고 싶었어요, 예수님의 ‘성육신’을 조금이라도 닮고 싶은 욕망도 있었고요. 제 마음의 외적 표현이었지요.
아직도 제3세계에는 기본적 생활이 안 돼 고통을 겪는 이들이 많습니다, 뿐 만 아니라 곳곳에 빈부 차가 크고요, 근본적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요?
어려운 얘기지요. 그런 현실을 보면 전 자연을 돌아봐요. 식물들은 한 곳에 뿌리박고 햇빛과 빗물과 땅의 양분을 먹고 살아 평화롭지요. 움직이 는 것들은 크나 작으나 다른 존재를 희생시키며 살아야 해요. 슬픈 운명이지 요. 그런데 그들 사이에 원칙이 있어요.
그게 뭘까요? 그걸 알면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될까요?
저는 그렇다고 믿어요, 그들은 돌아다녀 동물(動物)이지요. 어느 한 곳에 반 영구적 거처를 마련하지 않아요. 새들도 같은 곳에 거듭 둥지를 틀지 않는대 요. 동물들은 이사한다고 바리바리 짐 싸들고 다니지 않잖아요?
사람과는 다르지 않나요, 사람이 필요한 게 훨씬 더 많겠지요?
소수의 개인이 지나치게 많이 소유한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 소유를 타인에 대한 죄라고 여기는 분위기가 확산됐으면 어떨까 생각해요. 지금은 오히려 그런 걸 선망하고 닮아가려하잖아요?
그렇게 되려면 삶의 부담이 지금보다 엄청 가벼워져야 할 것 같아요.
그러면 좋지요, 이를테면 국가가 교육과 의료, 주거 또 노후를 어느 정 도 책임져 주면 재물의 염려가 많이 적어지겠지요. 또한 후대에 재산을 물려 주는 것도 재고할 가치가 충분해요.
그런 꿈같은 세상이 과연 올까요?
민주국가에서 큰 선거를 한 번씩 치룰 때마다 서민들살이가 펼 것 같은 느 낌을 많이 받아요. 갈수록 좋아지지 않을까요?
정말로 정치인들에 의해서 세상의 불평등이 해결될 수 있을까요?
그분들은 사람들 관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가장 예민한 분들이지요. 그곳에 표가 있으니까요. 많은 이들이 갈망하면 세상이 그리로 가리라 생각해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종교인이시니 여쭤보는데 저 같은 사람이 어떡하면 욕 심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
독신으로 신을 섬기는 분들도 계시고 신의 명령을 따라 일터를 자주 옮기 는 이들이 있어요. 그분들은 양손에 들고 이동할 수 있는, 가방 두 개 정도 가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자주 기억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좀 극단적인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꼭 기억할 금언 같은 것은 없을까요?
서로가 다르다는 걸 알면 좋겠지요. 그걸 인정하면 싸움이 많이 줄 거예요. 서로를 인정하면 양보와 타협이 가능하고 역지사지할 수도 있고요.
끝으로 이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한 말씀만 해주세요.
죽음이 다가온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어요.
끝이 있다는 거네요. 가난하고 어려운 모든 이들의 어머니, 마더 테레사 수 녀님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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