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생활

머리 운동(6. 뺨)

변두리1 2022. 4. 25. 16:22

머리 운동(6. )

 

관자노리부터 턱까지, 얼굴 외곽선을 따라 눈 코 입이 자리한 부분을 제외한 넓고 평평한 부분이 뺨이다. 낮추어 부르는 말로 낯짝이라 일컫기도 하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모욕감을 느끼기 쉽다. “벼룩도 낯짝이 있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 와 눈 흘긴다같은 속담이 있다. 머리 부분에서 털 없는 거의 전부로 전체의 1/3가량 차지한다. 뺨을 일컫는 말에는 따귀”, “귀싸대기와 같은 천하게 들리는 말들도 있다.

얼굴뼈와 턱뼈를 둘러싸고 그 사이의 움푹 들어간 부분으로 이루어져 표정이 없을 것 같아도 많은 감정을 드러내는 도화지 같은 곳이다. 외부의 온도에 민감해서 더우면 손부채질이라도 하고 싶고 추우면 두 손으로 감싸게 된다. 심리상태에 따라 색이 변하고 중심부 눈 코 입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나타낼 수 있다. 술 같은 특정 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땀과 눈물 같은 신체변화를 눈에 띄게 하는 배경역할을 한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되기 전에는 폭력의 대상이 되기도 해서 학교생활에서 고등학생 때까지 친구들이 뺨을 맞는 것을 보는 것이 드물지 않았다. 민족에 따라 친밀감을 표현하는 인사부위도 되고 연인들의 사랑을 나타내는 곳이기도 하다. 상징적 의미는 자존심이 그 중 하나다. “면이 안 선다든지 쪽 팔리다는 말들의 의미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얼굴이 누렇다”, “신수가 훤하다”, “병색이 완연하다”, “얼굴이 반쪽이 됐다같은 말들을 보면 때로는 이 부위로 건강이나 형편을 나타내기도 한다. 몸에서 가장 노출이 많은 곳이 얼굴인데 털로 덮인 부위는 인식이 어려우니 얼굴, 그 중에서도 뺨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밝고 화사한 건강미를 보여주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곳이다.

이 뺨을 어떻게 운동할 수 있을까? 가끔 TV 경기중계를 보면 체조선수나 역도선수의 뺨을 지도자들이 양손으로 소리 나게 때리는 것을 본다. 긴장을 풀어주고 반짝 정신을 차리게 하려는 동작일 게다. 그들 흉내를 내서 자신의 뺨을 짝짝소리 나게 쳐보라. 자기가 하는 것이니 자존심 상할 일도 없고 기분 나쁘지도 않을 게다. 아무리 자신이 한다 해도 너무 세게 자주 하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상처가 날 수 있으니 적당히 조절할 일이다.

추위나 민망함 지루함을 느끼면 무의식적으로 얼굴을 문지른다. 손가락과 바닥을 이용하여 약한 강도로 마찰하는 게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에서 보듯 한 손으로 턱을 괴는 것도 일종의 운동이라 하겠다. 뺨을 능동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그나마 가능한 것이 코와 입을 통해 바람을 불어넣어 뺨을 부풀게 하는 거다. 조금씩 바람을 넣어 보자. 점점 부풀어 올라 입술 위 인중부분이 부풀어 오를 때까지 해보자. 두세 번만 해도 충분히 긴장을 풀고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

뺨이 평평하고 넓다보니 무언가를 그리고 싶은 욕망들이 있었나 보다. 여인들이 연지곤지를 찍던 곳 일부가 뺨이었고 행사의 분위기를 돋우어 함께 즐기려 할 때 행하는 것이 얼굴에 그림 그리기(face painting). 생각과 그 표현이 점점 자유로워지면서 우리 몸 곳곳에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다. “2002 한일 월드컵당시의 열정과 축제분위기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뺨의 한복판 살집이 있는 부분을 이라 한다. 그러니 볼에 붙어 있는 살이 볼 살이다. 영양 상태에 따라 이 부위의 살도 찌고 빠진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보통 빠지는 것 같다. 볼 살이 얇아지는 것을 살피면 자신이 늙어가는 걸 알 수 있을 게다. 내 어머니는 볼에 살이 없는 편이었고 이모 두 분은 얼굴이 통통하고 동글했다. 어머니 아래 이모가 하늘로 가실 때쯤 뵙고는 깜짝 놀랐다. 볼 살이 빠져서 어머니와 같은 모습으로 누워계셨다. 내 뺨의 볼을 만져본다. 아직 가늘게 잡히지 않으니 그다지 노화가 진행된 건 아닌가 보다.

여인들은 복숭아 빛 뺨을 넘어 살구 빛에서 투명함으로 진화되어 가는가 보다. 예쁘게 보여서 무엇을 어쩌자는 것인가? 역사에서 예쁨으로 기려진 많은 여인들이 있다. 동양에서는 그런 여인들을 경국지색(傾國之色)이라 했고 끝이 아름다웠던 예를 잘 기억할 수 없다. 왕과 나라와 자신을 위태롭게 했다. 여기도 과유불급이 적용되는가 보다. 사내들에게도 좋은 얼굴색은 건강을 상징했는데 붉음을 넘어 검붉은 잘 익은 대춧빛이라 했다. 그들은 건강으로 나라를 지키고 가정을 일으킨다. 무엇보다 건강이 더 귀하다는 뜻이리라.

얼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뺨이라 했다. 얼굴근육이 잘 움직이면 다양한 표정을 나타낼 수 있다. 예전 우리 사회의 어른들은 감정표현을 자제하는 걸 미덕으로 알아 양반은 얼굴에 희로애락을 쉽게 노출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 이제는 감정 표현에 익숙한 이들이 환영받는다. 감정을 억제하고 심지어 속이는 것은 타인과 자신에게 모두 좋지 않다. 화가 났으면 그걸 드러내고 알려 그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뺨에 칼자국은 상대에게 험악한 인상을 주어 기선을 제압하는 단골 표현이었다.

건강을 보여주는 뺨을 갖기 위해 자주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고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연습을 하자. 때로 피곤하고 지루할 때는 스스로의 뺨을 찰싹찰싹 때려도 보자. 우리의 역량을 키우고 밝고 화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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