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원 성전 건축(준비로 그친 다윗)
나의 소원 성전 건축(준비로 그친 다윗)
성전을 건축하는 것은 내 평생의 꿈이요 소원이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그냥 하나님이 좋았다. 양을 몰고 다닐 때에도 나의 보호자는 하나님이셨다. 예루살렘을 정비하고도 소원이 하나님의 언약궤를 그 곳에 모시는 것이었다. 하나님은 항상 나와 함께 하셨지만, 하나님을 눈으로 보여주는 언약궤가 내 곁에 가까이 있는 것이 마음이 놓이고 든든했다. 그때도 하나님의 성전을 짓고 싶었다. 내가 밧세바로 인한 간음죄와 그녀의 남편 우리아에 대한 살인죄 를 범하고 그들의 가정을 파괴하게까지 이르렀을 때 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내 스스로 그토록 엄청난 죄를 범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고 나를 경악(驚愕)시키기에 충분했다.
내 삶의 분수령이 된 범죄를 저지르기 전 나단 선지자에게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 일에 대하여 상의한 적이 있다. 그날은 그도 좋은 생각이라고 대찬성이었는데 그 밤에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내가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고 내 아들이 짓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다. 서운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는 오직 굴복할 뿐이다. 더구나 전쟁으로 너무 많은 피를 흘려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어쩌랴. 나는 성전 건축을 위한 재료준비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자위(自慰)했다.
내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 범죄하고 어리석게도 그것을 가리려 더 큰 범죄를 저질렀을 때 그 죄가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나단 선지자가 찾아와 내 죄를 지적하고 나와 내 가문에 임할 불행과 재앙들을 선언했을 때 나는 차라리 그 자리에서 죽고 싶었다. 통곡이 나도 모르게 터져 나왔고 자신에 대한 저주가 끊이지 않았으며 내 자신이 역겨웠다. 그래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가 왕의 자리였고 나는 변함없는 왕이었다. 그 후로 불행과 재앙이 하나씩 엄습할 때면 그런 범죄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가 내가 풀고 싶은 숙제였다. 나뿐 아니라 온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지 않고 범죄 하지 않을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물론 완벽한 방법은 없지만 그래도 하나님 말씀이 그 마음속에 살아 위기의 순간에 생각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에 말씀을 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니 좀 더 대중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생각해 낸 것이 하나님의 전이었다. 하나님의 전이 눈에 잘 띄는 곳에 우뚝 자리 잡고 있으면 그 전을 볼 때 마다 하나님을 생각하고 죄지을 생각이 사라질 수 있으리라.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보다 자주 생각나게 해주고 죄로부터 멀어지게 해주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을 지켜주는 것이요 행복한 삶을 살게 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나님의 명령에 의해 나는 하나님의 전을 건축할 수 없지만 오히려 그 아쉬움이 더해져 성전 건축 준비에 더욱 몰두하는지도 모른다. 나단 선지자를 통해서 말씀하신 내 죄에 대한 열매로 여겨지는 일들을 겪을 때 마다 내 결심은 굳어져 간다. 내 범죄와 징계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 성전이 서야하고 그를 위해 책임감을 느끼는 내가 많은 것들을 내 아들이 성전을 건축하도록 구비해 두어야 한다. 그것이 내 할 일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나라를 강하게 하시고 많은 나라들과 좋은 관계를 맺게 하신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데 그것이 성전 건축을 위한 필요하고 좋은 재료의 확보라고 확신한다.
죄를 사해 주는 곳, 죄를 해결해 주는 곳이 성전이다. 죄 때문에 벌을 받고 죽임을 당하고 괴로워하는데 죄를 용서하고 없애 주는 곳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그곳이 성전이니 어찌 성전 건축을 소원하고 준비하지 않을까. 내게서 한 온순한 아들이 태어나 주변 모든 대적으로부터 평온을 얻게 할 것이니 하나님께서 내 아들 생전에 평안과 안일함을 주실 것이며 그가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성전을 건축하고 내 아들은 하나님의 아들로 하나님은 내 아들의 아버지가 되겠다고 하셨다.
나는 이스라엘 모든 방백들에게 명했다. 이제 너희는 마음과 뜻을 다하여 일어나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고 하나님의 언약궤를 그곳에 들이라. 내가 환난 중에 하나님의 성전을 위하여 금 십만 달란트와 은 백만 달란트와 놋과 철을 무게를 달 수 없을 만큼 또 재목과 돌을 준비하였으나 더욱 준비하여 하나님의 전을 지으라.
하나님께서 내게 은혜를 주시고 그 분의 손이 내게 임하여 하나님의 성전의 뜰과 사면의 모든 방과 성전 곳간과 성물 곳간의 설계도를 그려 나에게 알려 주셨다. 내가 받은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으니 내가 드린 모든 것은 주께 받은 것을 주께 다시 돌려 드렸을 뿐이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대로 내 아들을 통하여 그 분의 성전을 지으실 것이다. 그 분의 성전에 언약궤가 머물고 그 분의 말씀이 모든 백성에게 바른 길을 알려줄 것이며 잘못된 죄가 있으면 그곳에서 사하여 주실 것이다. 모든 백성은 수시로 하나님의 전을 보고 그 분의 말씀으로 삶을 돌아보고 행위의 기준으로 삼아 죄로부터 멀어지고 혹시 잘못하여 죄를 범해도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따라 사함 받게 될 것이니 그 모든 중심에 하나님의 성전이 항상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성전건축 준비는 오늘도 감격 속에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