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하게 웃기는 사람들
민망하게 웃기는 사람들
나라에서 똑똑하고 말 잘하는 이들이 모인 곳이 국회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목하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우울한가. 이 때에 국민을 웃게 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대단한 그분들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아선지 어이없는 말과 행동으로 헛웃음을 멈출 수 없게 한다. 심각하고 진지하게 해를 넘기며 이상하게 선거법을 개정하더니 이제 본격적인 웃음을 주고 있다. 국회를 떠날 이들은 마지막 선물로, 남을 이들은 표를 달라며 우울한 국민들을 유치원생 취급하며 얄팍한 짓들을 이어간다.
법 개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이들은 꼼수가 통하는 뒷문을 남겨두었다. 끝까지 반대했던 당은 뒷문으로 들어가겠다고 했다. 그리로 들어갈 수 없다고 하지 않았으니 불법이 아닌 합법이라는 주장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이고 법을 전공하고 이 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사법시험을 통과해 판⦁검사, 변호사를 지낸 분들이 각 당에 수두룩한데, 불법이 아니면 합법인데 왜 그걸 막지 않았을까. 지내놓고 보니 개정한 분들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짝짜꿍 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선거일이 가까워오니 그 분들의 본색이 드러난다.
법 개정에 반대했던 당이 보란 듯이 뒷문으로 가는 길을 냈다. 개정에 힘을 썼던 이들이 야유를 했다. 꼼수 정당, 위성 정당, 가짜 정당이라며 비난하고 의원들 당적을 옮기게 한다며 고발하더니, 그 당도 얼마가지 않아 뒷문으로 통하는 길을 내자고 했다. 스스로 한 말이 있어 께름칙했는지 몇 명이 모여 의견을 모으고 명분은 만들면 된다고 했단다. 자신들이 한 말을 뒤집는다 생각했는지 최종결정은 전 당원 투표에 맡긴다는 ‘눈 가리고 아옹’식 방법을 썼다.
법 개정에 함께 했던 이들이 강력히 항의하고 비판하니 함께 들어와 연합정당을 만들자며 자신들은 최소한의 수만 그것도 뒷 번호를 갖겠다고 했다. 본래 의도했던 원내 소수 정당들이 함께 하길 거부하자 그러면 시민사회의 원로와 영향력 있는 분들이 모여 결성한 당을 토대로 해보겠다고 했다. 그 분들이 다루기가 쉽지 않았던지 며칠 지나지 않아 이름도 생소하고 국회의원 하나도 없는 만만한 이들과 당을 만들었다. 얼굴을 싹 바꾼 것이다. 어디 갈 데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다르다더니 꼭 그 짝이다.
이들만 국민들을 실소케 하는 것은 아니다. 수감된 대통령을 대변한다는 변호사는 뜬금없이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라며 선거정국에 한 마디 하더니 보수야당의 비례대표 의원후보로 등록하고는 예비명단에 조차 들지 못하자 전 대통령의 말이라며 ‘능욕을 당했다’ ‘두 번 칼을 맞았다’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쏟아 놓았다. 평범한 국민들 눈에는 옥중에 있는 전 대통령이 겨우 비례의석 한 자리 얻으려고 그런 발표를 했나 싶을 뿐이다. 아예 오해의 소지가 있는 언저리에 가지 않았어야 순수한 충정이라 느낄 것 아닌가.
현 임기의 비례의원들 중 일부는 자기들끼리 제명을 하고 당을 옮겨 공천을 받기도 했는데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불법이란 판정을 받고 예전 정당으로 당적이 바뀌어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결국 남의 당에서 공천을 받은 셈이니 어이없는 일이다. 마치 이혼을 했다고 다른 남자 만나 살다가 이혼에 문제가 있었다고 전 남편에게로 돌아간 짝이다.
그런가하면 대통령선거 때면 나타나 허풍선이 같은 모습을 보이던 이는 국민 모두에게 배당금을 준다는 둥 꿈같은 공약을 내걸고 아예 국회의원 선거에 당을 만들어 도전한다는데 그 당의 예비후보가 여⦁야 거대 양당을 합친 것보다 많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만큼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인데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그 당 대표는 공중부양도 하고 자기 이름만 부르면 병도 낫는단다. 21세기도 20년이나 되었는데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무리 여러 가지 악재로 국민이 힘들기로 그만하면 됐다 싶지만 자신들을 찍지 말라는 건지 각 당의 웃음을 주는 행태는 그치지 않는다. 자신이 지난 선거에 공천에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어 복당해 당대표가 되었으면서 공천에 떨어지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들은 영구제명 하겠다고 한다. 현재 당규에 그런 조항도 없고 의석 한 자리가 아쉬워 그럴 수도 없는 일을 같은 과거를 가진 이가 강변한다는 게 헛헛한 웃음을 준다.
단단한 지지층을 가진 여당과 온 힘을 쥐어짜 맞붙어도 쉽지 않을 제1 야당의 헛발질도 그치지 않는다. 공천으로 시끌시끌하더니 위원장이 사퇴를 하고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데려오려 하던 팔순 노인은 뜻대로 되지 않고 통합을 했으나 합당의 대표 격인 이는 얼굴도 내밀지 않는다. 딸 같은 비례당에 믿는 사람인줄 알고 맡겨두었더니 영입한 인재는 당선권 밖에 두어 뒤통수 맞은 형국이다. 실제는 의존성이 강하지만 법적으론 완전한 독립정당이라니 무슨 말인가. 당마다 쉽지 않아 헛다리짚고 벌렁 자빠지기 일쑤니 그 꼴을 보는 국민들은 민망할 뿐이다.
똑똑하다는 그들은 국민을 유치원생 취급하면서도 자기들 뽑아 달라 떼쓰니 답답하다. 코로나19로 나라는 비상시국에, 이번 선거가 더없이 막중하다니 포기할 수도 없어 어렵고 어렵다. 국민은 안중에 없고 우습게 여기는 이들이 허리를 굽힐 때가 왔다. 그들은 유치한 짓들을 하지만 국민은 눈을 크게 뜬 현명하고 무서운 이들임을 보여주자. 어떻게 여의도 큰 건물에만 가면 똑똑한 사람들이 이상해질까. 모를 일이다. 내일은 또 무슨 헛웃음거리를 안겨주려나, 염려근심에 또 걱정이 겹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