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노래

해후(邂逅)

변두리1 2017. 3. 16. 21:53

 

해후(邂逅)

 

 

오랜 세월

널 찾으려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작은 체구 파란 얼굴

변두리 모퉁이서 날 기다렸구나.

 

그동안 잘 지냈니?

어디서 무엇 했니?

날 만나려 무진 애를 썼네.

성장(盛裝)하고 땅을 뚫고

여기서 내가 오기를 기다렸구나.

 

나는 목직한 산새

열매 모습 네 이름

큰개불알꽃

꽃에 반해 나는 너를

봄까치라 부른다.

 

우린 수 년 전

가경천 언덕에서

첫눈에 친구 되고 연인되었네.

나는 날마다 네게 가고

너는 목 빼고 날 기다렸었지.

 

우리를 시샘한 속인(俗人)

이런 저런 핑계대고

우리 만난 곳, 만날 곳 파헤쳐

긴 세월 헤매던 우리

변두리 모퉁이서 다시 만났네.

 

왠지 이리로 오고 싶었어.

필연 네가 날 불렀던 게야.

날 기다리며 넌 날마다 청초해지고

난 네 향기에 끌려 여기에 왔네.

변두리서 우리 오래오래 살 거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