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노래
잘난 조상, 못난 후예들
변두리1
2017. 2. 10. 09:54
잘난 조상, 못난 후예들
소매치기 조심 도시 순위에
우리가 가려는 세 도시들
바르셀로나 1위, 로마가 2위
파리는 5위였었다.
선조들은 문화와 문명을 일으켰지만
후손들은 관광객들 주머니를 노린다.
바르셀로나에서 아무 일이 없으면
통계와 평가를 모멸하는 것.
아내의 지갑이 열리고 전화기가 떨어졌다.
그들도 그것들이 비어있다는 건 몰랐나보다.
로마에서는 둘째의 여권지갑이 사라졌다.
두세 시간 고생 끝에 재발급을 받았다.
파리에서는 내가 비행기표를 분실했다.
탑승의 과정을 다 마치고
아내의 여권과 항공권을 맡아서
어느 순간인지 잃어버렸다.
마일리지 적립이 안 되니 적잖은 손실이다.
결국 가장 큰 피해의 원인은 내 부주의였다.
못난 후손은 그들만이 아니다.
훈민정음 직지 거북선 성리학 고려청자
그 찬란했던 문화와 학문을 계승 못한
한 민족도 못난 후예들이 아닐까.
그래도 우리는 경제발전 민주화를 이뤄내고
반짝이는 나라 만들었으니 자랑스러운 후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