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노래

여행 스케치

변두리1 2017. 2. 6. 23:14

여행 스케치

 

 

더 늦기 전에 가족해외여행을 가잔다.

사람 사는 거 어디나 비슷하지

지출은 적지 않을 테고, 나는 영 마뜩치 않다.

등 떠밀려 여권을 만드니 걱정이 한 가득이다.

가끔씩 툭툭 여행이야기를 던진다.

경비를 모으고 일정을 맞추고 꾸준한 눈치다.

 

설을 끼고 잡은 일정이 코앞이다.

징용 가는 심정으로 여권만 챙겼다.

눈 오는 새벽 공항버스를 타니 또 근심이다.

최신첨단장비의 비행기도 지연이네.

열두 시간 날아가 갈아타고 또 갔다.

첫날 숙소에 도착하니 만 하루가 지났다.

 

지구 반대편의 표를 예약하는 것도 신기하고

개인집 숙소예약도 이해하기 힘들다.

집주인과 고객들이 서로 평가하는 것 제대로고

생전 처음 고장에서 구글로 모든 것 찾아간다.

반나절 가이드여행이 사업으로 굳어지고

가는 곳마다 한국인과 한국어가 눈에 띈다.

 

곳곳마다 때때로 성당 종소리 울려나고

거대한 크기가 관광객을 압도한다.

박물관엔 전 세계 유물들을 모아놓았으니

꼼꼼히 보기 어려워 주마간산 격이다.

콜로세움에서 느낀 폭력과 규모의 광기는

내게 인간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기에 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