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수업》을 읽고
《인생수업》을 읽고
- 자기답게 열린 자세로 살아가기 -
호스피스 운동을 의료계에 불러일으킨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데이비드 케슬러가 썼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남들이 자신을 ‘죽음의 여의사’‘죽음의 전문가’로 인식하지만 자신의 연구 핵심과 본질은 삶의 의미를 밝히는데 있다고 했다. 그녀는 죽음을 직면하고 깨달은 것을 삶으로 옮기려 한다면 오늘 지금 그것을 행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우리 앞에 놓여있는 시간이 얼마인지 아무도 모르며 용서는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적다. 많은 것들은 우리의 의지나 노력과 무관하게 제대로 돌아가고 정말 중요한 것들은 우리의 의사와 무관하게 결정되어 버린다.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모와 가문과 형제자매 성별과 유전자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국적과 고향조차도 출생과 함께 그냥 결정되어 버린다. 마치 미켈란젤로가 대리석 안에 피에타나 다비드상이 있었고 자신은 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내 원래 존재하던 것을 꺼내주었을 뿐이라고 한 것처럼 사람들에게도 그 최선의 모습이 잠재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것들이 드러나기를 기다리고 다듬으며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모습을 따라가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충실하게 자기를 찾는 노력, 자아 찾기가 핵심이다. 다른 누가 아닌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 중요한 것과 꼭 같이 다른 이에 대해서도 내 의견과 내 식대로 내게 맞추려 할 것이 아니라 ‘그다움’을 인정하고 받아들임이 현명하다. 내가 바뀌기 어려운 것처럼 그도 바꾸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다.
결국은 모든 것을 상실하고 이별하는 것이 정해진 길이다. 사람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떨어져 나온 원초적 상실과 이별을 경험한 존재들이다. 이 땅의 삶에서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친구들을 서서히 잃어간다고 할 수 있다. 이 상실과 이별을 통하여 배워가고 성숙해간다. 언제까지나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지금 함께 있는 사람들과 사물들이 언젠가는 떠나갈 운명인 것이다. 그들을 잠시 내게와 머무는 손님처럼 예의바르고 즐겁게 대해주고 관계를 형성하라.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라. 감정을 속이면 나중에 큰 사고로 돌아오거나 병으로 깊어질지도 모른다. 화를 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과정을 통해 서로 허용범위를 알고 조심하게 된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이가 믿을 만한 사람이다. 감정을 계속 억압하면 표현이 서툴 뿐 아니라 감정 자체가 메마른 사람으로 될지도 모른다.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듯이 타인의 감정도 존중해 주어야 한다. 작은 일에 지나치게 화를 내는 이에게는 그만한 이유, 곧 누적된 감정이 일시에 드러난 것일 수 있다.
삶에서 어른들이 잃어버린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는 놀이다. 놀이는 마음을 젊게 하고 일에 활력을 주며 인간관계를 맺어주고 삶을 충만하게 한다. 놀이는 성별 인종 종교 연령을 초월하고 심지어 상대가 인간이 아니어도 가능하다. 많은 이들이 애완동물과 즐겁게 논다.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며 삶에 커다란 에너지 공급원이 된다. 그런가하면 결과물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재미로 하는 것이 취미인데, 그 취미가 일이 되고 직업이 되면 좋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취미가 직업이 되면 압박감을 느끼게 되고 더 이상 즐겁지 않다. 그것은 자신의 취미 하나가 사라지는 셈이 된다. 우리가 취미로 하는 운동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을 보라. 그들이 얼마나 막중한 부담감을 가지고 ‘그 일’에 임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면 그들에게는 그 운동이 재미와 즐거움의 수준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사람마다 놀이와 취미가 필요하다. 그것을 통해 삶의 긴장과 화와 감정의 찌끼들을 쏟아내고 즐거움과 재미 그리고 삶의 활력을 공급받아야 한다.
때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삶의 고난과 어려움들을 겪을 때가 인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다. 기다리는 것은 고통스럽다. 그래서 ‘환자’와 ‘인내’라는 영어 단어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떤 일들은 우리의 노력과 무관하게 기다리면 제대로 해결되는 것들이 있다. 그들은 우리가 걱정하지 않아도 더 큰 계획에 의해 선하게 순환한다. 시간 속에 사는 인간들에게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내가 품고 있는 억울함과 복수심은 상대가 아닌 나를 구속하고 해친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행복을 위해서 빠른 용서를 베풀어야 한다.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무엇인가. 사랑하고 웃는 것이다. 평생을 배우고 당장 실천해야 할 것이 이것이다. 사랑은 함께 있는 것이며 그것을 방해하는 것들을 제거하는 것이 삶의 과제다. 우리와 관계된 이들을 사랑하기를 힘써 배워 행하고 함께 웃음을 나누는 것이 우리가 이 땅에 온 목적이다. 죽음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삶을 잘 살아야 한다. 그것은 죽음이 삶의 완성이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서 자기답게 잘 놀고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