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야기/다윗

다윗과 사람들(나단이 본)

변두리1 2014. 7. 1. 14:23

다윗과 사람들(나단이 본)

 

  다윗의 삶의 폭이 원체 넓었기 때문에 그가 평생 동안 만났던 이들도 많고 그들과 여러 가지 관계를 맺고 살았다. 그에 인생에 큰 영향을 주었던 이들을 몇 부류로 나누어 보는 것이 좋을 듯해서 사울가의 사람들 군인들 선지자와 제사장들 은원(恩怨)의 사람들 아들들 여인들로 구분해서 특징적인 것들만 생각해 보려 한다. 내가 다윗과 처음부터 관계가 깊은 것이 아니어서 어떤 것은 전해들은 것도 있고 더러는 추측도 있다. 이런 평가들이 늘 그렇듯이 완벽한 사실들이 아닐 수도 있고 내 생각이 지나칠 수도 있다.

 

  사울가의 사람들 중에는 사울 요나단 미갈 메랍 정도를 들 수 있는데 이들은 대체적으로 다윗에게 도움이 된 이들이다. 사울과는 좋은 관계로 시작했다가 힘들고 어려운 관계로 발전했지만 사울 행동의 반작용으로 항상 다윗은 돋보일 수 있었고 사울에게 어려움을 당하면서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고 백성들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었다. 사울에게는 다윗이 타도의 대상이요 제 일의 적이었지만 다윗에게 사울은 결코 적이 아니었고 하나님이 인정한 왕이자 불쌍한 환자였다. 사울은 다윗을 돋보이게 하는 배경이었다. 요나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윗의 우군(友軍)이었고 다윗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었다. 둘은 서로에게 호적수라는 개념이 없이 처음부터 한 편이었고 나뉘어 있어도 의기투합된 한 형제였다. 주로 요나단이 다윗을 도왔고 다윗은 도움 받음을 그다지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다. 다윗은 요나단의 죽음을 가장 마음 아파했으며 애틋한 조가(弔歌)를 지었고 그 자손인 므비보셋을 보살펴 주었다. 미갈은 다윗을 사랑했고 위기에서 구해준 아내요 사울의 딸이었지만 다윗으로부터 사랑은 그다지 받지 못한다. 다윗이 사울을 떠나 도피생활을 하는 동안에 타의로 발디에게 보내졌다가 다윗의 정치적 요구로 그가 유다의 왕이 된 후에 다시 다윗에게 보내지나 사랑받지는 못하고 하나님의 궤가 예루살렘에 모셔질 때 다윗의 행동을 얕잡아 본 것 때문에 여생을 쓸쓸히 산 불운한 여인이다. 메랍 또한 사울의 맏딸이요 미갈의 언니였지만 다윗과는 악연(惡緣)이어서 다윗의 아내가 되어야 했지만 아드리엘에게 보내지고 후에 기브온 사람들이 한풀이를 위해 사울의 후손들을 요구할 때 다윗은 메랍의 아들 다섯을 죽음의 길로 내어 주게 한다. 사울가로 볼 때는 다윗은 그다지 달갑지 않은 존재였다.

 

  군인들 중에는 골리앗 요압 아브넬 우리아 아마사 브나야 등이 있는데 이들도 대부분 다윗에게 충성했고 도움을 준 이들이다. 골리앗은 다윗을 세상에 드러내준 상대역이다. 골리앗이 있어서 다윗은 극적으로 사울가와 군대 그리고 백성들에게 강한 충격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할 수 있었다. 골리앗도 다윗을 돋보이게 하나님께서 배치한 배경이었다. 요압은 마지막에 아도니야의 반역에 참여한 것을 제외하면 평생을 다윗에게 충성을 다한 강직한 군인이었다. 때로는 그 강직함이 다윗을 불편하게 할 때가 있었지만 다윗도 그의 본심을 의심한 적은 없다. 사적인 감정으로 나라의 큰일을 망칠 뻔한 아브넬 살해와 아마사의 능력을 불신한 결과인 아마사 살해로 다윗의 유언을 따라 죽임을 당하지만 더 큰 원인은 압살롬을 죽인 것과 계속 쌓여온 불편한 감정 때문일 수도 있어서 요압이야말로 애처롭게 느껴진다. 아브넬은 사울가의 사람으로 이스라엘을 다윗에게 돌리려 했지만 그 근본 동기는 사울의 첩이었던 리스바 사건으로 인한 이스보셋에 대한 보복과 반발이어서 순수하지는 않다. 살해당한 후 국장(國葬) 수준의 장례와 다윗의 대처로 더 이상의 비극은 없었다. 그는 골리앗을 처치한 다윗을 사울에게 안내한 인물로 군인으로서의 영욕을 모두 겪었다. 우리아는 헷족속 출신의 용병으로 행복한 가정과 평범한 삶을 꿈꾸었던 충성스럽고 모범적인 군인이었다. 어쩌면 너무 매력적인 아내 때문에 생명을 잃은 다윗에 의한 최대의 피해자다. 다윗도 당시에는 밧세바에게 눈멀고 사건의 은폐에 이성적(理性的) 행동을 취하지 못했지만 두고두고 미안해하고 후회하곤 했다. 아마사는 다윗의 조카로 압살롬의 반역에 군대장관을 맡았다가 반란이 진압된 후 다윗에 의해 전 이스라엘의 군대장관이 되어 세바의 난을 진압하려 할 때 요압에 의해 살해당한다. 자신을 중용해준 다윗의 은혜에 충성으로 보답하려 했지만 사촌인 요압의 힘에 밀렸다. 브나야는 다윗의 용사로 늘 충성을 보이다 솔로몬에 의해 군사령관에 임명되어 다윗의 유언에 관련된 이들과 아도니야를 모두 처단한다. 다윗에게는 후련하고 고마운 일을 해준 사람이다.

 

  선지자와 제사장으로는 사무엘 사독 아비아달 아히멜렉 나단 등이 있는데 모두가 고마운 이들이다. 마지막 순간에 아비아달이 아도니야의 반역에 가담하여 솔로몬에 의해 파면 후에 추방당한다. 사무엘은 다윗에게 왕으로 기름을 부은 선지자이며 사독과 아비아달은 그들의 아들들과 함께 압살롬이 반역했을 때에 왕궁에 남아 다윗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아히멜렉은 아비아달의 부친이며 놉땅의 제사장으로 있을 사울 왕 시절에 도피 중이던 다윗에게 양식과 무기를 준 것이 드러나 성소의 사람들 팔십오 명 그리고 놉땅의 주민들이 학살당한 슬픈 역사의 희생자다. 나단은 나 자신으로 밧세바 사건때에 다윗을 찾아가 책망하고 하나님의 선언과 경고를 전달하고 다윗이 성전을 건축하려 했을 때 하나님의 이름으로 불허하고 준비만 하게 했고 아도니야가 반역을 일으키려 할 때 왕에게 나아가 솔로몬을 왕으로 삼도록 제안하고 기혼에서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삼았다. 어쩌면 내가 다윗 왕에 게 가장 용감하게 책망과 조언으로 기여한 다윗시대의 선지자일 수도 있다.

 

  은원(恩怨)의 사람들로는 도엑 나발 아기스 시므이 바르실래 후새를 비롯하여 이루 헤아릴 수조차 없다. 도엑과 나발은 다윗에게 직접적인 피핼를 주지는 않았지만 명성과 위신(威信)에 큰 타격을 주었다. 도엑은 다윗을 돕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이라는 확신을 심어준 기회주의자인데 그로인해 놉땅에 많은 인적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다윗은 아비아달에게 약속하고도 도엑을 끝내 벌하지 못한 것을 마지막 순간까지 아쉬워했다. 나발은 다윗의 도피기에 무리의 대장의 명예를 훼손했는데 하나님께서 적절히 처리해 주셨으며 그는 이름처럼 몹시 미련한 사람이었다. 아기스는 블레셋의 도시 가드의 왕으로 망명하는 다윗을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후에 받아들여 시글락을 다윗에게 주어서 근거지로 삼게 하고 그를 굳게 신뢰해 주었다. 결국은 적대국이지만 다윗은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시므이가 다윗에게 실제적인 피해를 크게 준 것은 없다. 그러나 시므이가 다윗을 사악한 자 피흘린 자로 지칭하며 계속해서 돌을 던지며 저주할 때 받은 충격은 커서 유언으로 그의 제거를 명할 정도였다. 시므이는 주거제한 위반이라는 죄명으로 실제는 다윗을 저주한 죄로 브나야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바르실래는 다윗이 아쉬울 때에 생활필수품을 공급해준 사람이고 후새는 압살롬에 의한 반역의 위기에 아히도벨의 지략을 실현되지 못하게 한 진압작전의 일등공신이다. 다윗은 많은 이들로부터 도움과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이것들에 반응하며 다윗이 되어져갔다.

 

  다윗의 아들들로는 암논 압살롬 아도니야 솔로몬 등이 있다. 암논은 다윗의 징벌이 시작되고 아이의 죽음에 이어 일어난 사건의 당사자로 이복동생인 다말을 겁탈하므로 재난의 시작을 알린다. 동생의 불행에 한을 품은 압살롬에게 암논은 죽임당하고 압살롬은 그술로 도망갔다가 돌아온 후로 반역을 일으켜 다윗에게 큰 충격을 주고 결국 요압에게 살해당하여 더 큰 슬픔을 다윗에게 준다. 아도니야는 부친인 다윗에게 책망들은 일이 없는 왕자였지만 왕좌를 노리다 실패하고 스스로 선왕을 돌보던 아비삭을 요구하는 우(愚)를 범하여 죽임을 당한다. 결국 솔로몬이 왕위를 이을 후계자가 되어 다윗의 유언을 집행하고 일천번제를 드리고 성전건축을 하는 등 초반에 좋은 환경과 열심히 출발을 하지만 많은 건축과 사치 우상숭배와 수많은 처첩으로 통치 말년에 위기를 맞고 아들 때 곧 르호보암때에 왕국이 나뉘어진다. 다윗은 가정을 돌보고 자녀들을 신앙으로 교육하는데 실패하여 그의 생애에 큰 아픔과 후회로 남게 된다. 다윗에게 자녀 특히 아들들은 많은 상처와 피해를 주는 존재들이었다.

 

  여인들로는 아비가일과 밧세바가 있다. 아비가일은 갈멜 사람 나발의 아내였는데 그가 다윗을 멸시한 대가로 하나님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아비가일의 지혜와 미모에 깊이 끌린 다윗이 그녀를 불러들임으로 다윗의 부인이 된다. 아비가일도 내심 바라던 바였으므로 피해의식은 없었고 그들은 다니엘을 낳았다. 밧세바는 다윗 왕국의 안정기에 다윗과 이스라엘을 소용돌이로 밀어 넣고 다윗의 여생을 내리막길로 내닫게 한 여인이지만 그녀를 통해 솔로몬이 등장하므로 판단을 지극히 어렵게 하는 여인이다. 그녀와의 사이에는 많은 자녀들을 두었는데 전 남편 우리아의 무고한 죽음에 대하여 어떻게 설명하기가 아주 어렵다.

 

  너무도 많은 이들이 다윗과 한동안 같이 가거나 서로 엇갈려 살았다. 그들은 서로 날줄과 씨줄처럼 얽혀서 그 시대와 개인의 역사를 이루어갔다. 그들의 관계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신앙의 중요성이다. 다윗의 삶을 지탱한 것이 하나님께로 향하는 신앙이었고 그로인해 잘못을 범하고도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신앙이 다윗의 아들대로부터 급격히 약화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곧 신앙교육 특히 가정교육의 실패다. 다윗에게 이스라엘 영토의 확장보다 더 중요한 일은 가정을 통한 신앙의 대를 잇는 것이었다. 이 일에 실패하자 왕국은 오십 년도 못가 분열되었다. 분열의 책임을 신앙으로 돌리는 것이 합당한가라는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솔로몬의 극에 달하는 사치와 우상숭배 천여 명에 이르는 여인들은 그가 하나님의 신앙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 있음을 보여준다. 내가 선지자이기 때문에 그런 견해를 갖는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관점이다. 다윗은 본이 되는 삶을 산 것이 아니라 옳고 그른 행동을 통하여 하나님 앞에 어떻게 다시 돌아와 중심을 잡는가를 보여준 사람이다. 다윗에게 존경한다고 하면 그는 분명 강하게 손사래를 칠 것이다. 그의 삶에서 후회가 되는 지워버리고 싶은 일들도 많이 있고 적절한 시기를 놓친 일들도 많고 사적인 감정에 치우친 일들도 있으며 이중성을 보여주는 순간들도 적지 않다. 그래도 다윗에게 배워야 하는 것은 하나님께 희망을 두고, 끝까지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을 깊이 사랑하는 삶의 자세다.